예전에 다른 곳에 글을 올리다가 그 놈의 불치병인 귀찮음으로 포기했던, X-Files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몰라도 세상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X-Files를 무지하게 좋아한다. 한때는 아마존에다가 X-Files DVD를 주문하느라 귀중한 외화를 낭비하기도 했고...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시리즈 3까지 밖에 구입하지 못했다.
요즘에야 인터넷에서 DivX으로 된 동영상을 구할 수 있으니 구태여 DVD를 살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정식으로 엑파 시리즈가 발매되는 걸 보면 괜히 마우스를 클릭해 주문하고픈 욕구가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그러다가 결국엔 중고로 한글판 DVD를 시즌5까지 구입했다. 그 이후 시즌은 구할 수가 없네. 누가 가지고 계신 분은 저한테 선물을 해주세요. T.T)
지금도 핸드폰 벨소리는 엑파 테마 음악, 핸드폰 바탕 문자 메시지는 "Trust no one".
X-Files 시리즈는 1993년 처음 미국에서 방영되기 시작했고, 시리즈 9까지 203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시리즈 5와 6 사이에 극장판이 제작되었는데, TV판을 극장용으로 다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시리즈 5와 6을 연결하는 장편 에피소드라고 보는 게 맞을 거다. 해서 TV판 X-Files를 열심히 보지 않은 사람은 극장판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재미도 없다.
미국에서는 93년 9월 10일 첫 방영되었고, 2002년 5월 19일 마지막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한국에서는 94년 10월 31일 방송을 시작해서, 2002년 10월 26일 마무리가 되었다. 한국을 기준으로 하면 만 8년을 끈, 대하소설급 TV 드라마인 셈.
내가 처음으로 엑파를 본 건, 94년 10월 말 경이나 11월 초가 아닌가 싶다. 그 에피소드가 뭔지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왜 그걸 기억하냐 하면, 그때 다니던 회사는 매년 10월 말 쯤에 전 직원이 산행을 가는 아주 아주 안 좋은 악습을 가지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산행을 다녀와서 집에 돌아와 짐을 풀면서 엑파를 봤기 때문이다. 지랄 맞은 산행이 끝나서, 그리고 그 와중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둑 데이트를 하고 돌아와서 엑파를 보다... 잊을 수가 없다.
엑파를 볼 수 있어서, 그리고 사랑을 했기 때문에 94년은 행복했던 한 시절로 내 기억의 언저리에 남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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