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에서 멀더를 수식하는 말 중의 "하나가 키 크고 잘 생긴"이다. 특히 좀 덜 생긴 악역들의 질투를 받는다. 외모 상으로 보면 코가 유난히 큰 편인데, 혹시 유태계가 아닐까 싶었다. 역시나 인터넷 무비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보니 조상이 러시아 유태계란다. 러시아에서 왔으니 Duchovny라는, 읽기 난처한 패밀리 네임의 철자도 이해가 간다.
데이빗 듀코브니는 엑파 이전에 "Beethoven"과 "Kalifornia"에 출연했다. "베토벤"은 가족 코미디 영화이다. 길 잃은 강아지를 데려왔더니, 이 강아지가 엄청난 식성에 말썽은 있는데로 다 부리고, 나중에는 집채만하게 자라버린다. 강아지는 세인트버나드였던 것. 베토벤이라는 같잖은 이름까지 얻은 이 개에 치를 떠는 가장은 어떻게든 베토벤을 내쫓아 버리고 싶지만, 아이들 성화에 어쩌지 못하고, 또 이 개를 노리는 악질 수의사로 인해 소동에 휘말린다는 내용. 데이빗 듀코브니는 악질 수의사의 꼬붕이었던가 뭐였던가 아무튼 시시한 악역이었다.
"칼리포니아"는 브래드 피트, 줄리엣 루이스와 같이 출연한 영화인데, 거의 주연급. 연인 사이인 자유분방한 작가(데이빗 듀코브니)와 사진가(줄리엣 루이스) 커플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모험적인 여행을 하는 중에 히치하이킹을 하다가 ,악질적인 범죄자(브래드 피트)를 만나 죽을 고생을 하는 내용이라는데, 역시 보지 못했다(봤더라도 기억이 안난다. 이런 영화가 개봉했다는 기억은 있는데 내용은 전혀...). 죽을 위기를 겪는 건 당연히 남자의 몫이었을테고, 여자가 겪는 위기는 따로 있었겠지.
엑파로 유명해진 다음에는 줄리안 무어와 함께 "Evolution"에서 주연을 맡았다. "에볼루션"은 순전히 엑파 시리즈에 대한 코믹한 오마쥬(글쎄, 전혀 존경하는 빛은 안 보임)라고나 할까 패러디라고나 할까, SF 코미디 영화다. 급속도로 진화하는 외계 생물체에 맞서 지구를 사수하는 황당한 과학자 역할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데이빗 듀코브니가 출연했던 영화 중 가장 쇼킹한 것은 "Red Shoe Diaries"! "레드 슈 다이어리"는 "Zalman King"이 감독한 에로 영화다. (잘만 킹은 에이드리안 라인 감독의 불후의 에로 영화 "나인 하프 위크(9 1/2 Weeks)"의 각본을 쓴 사람. "나인 하프 위크"는 미키 루크와 킴 베이싱어-일명 김배신자가 모험적인 섹스를 벌이는, 당시에는 너무나 파격적인 에로 영화였으며, 무수히 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레드 슈 다이어리"는 마치 광고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에로 장면(9 1/2이 그랬던 것처럼)이 펼쳐지는데, 10여 편이 넘는 시리즈로 꾸준히 제작되고 있으며, 현재는 감독이 바뀌었다. 보통 영화 한 편에 서너 개의 에피소드가 들어간다. 어떻게 그런 걸 아냐구? 94년도인가 비디오로 몇 편을 봤거든^^;;. 영화의 내용은 그러니까, 사람들, 주로 여성들이 자신들의 성적인 판타지나 기이한 성적인 모험담을 "레드 슈"라는 상담자에게 편지로 써 보낸다는 거다.
이 영화는 다양한 성적 판타지를 그린 것이니 당연히 매번 출연자가 바뀐다. 그럼 데이빗 듀코브니는 도대체 언제 나오나. 그 "레드 슈"가 바로 데이빗 듀코브니. 레드 슈는 실연의 아픔을 씻기 위해 그런 성 카운셀러가 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정확하지는 않다. 너무 오래 전에 본 영화라...), 어느 에피소드에선가는 직접 자신이 옷을 벗고 출연하기도 했다.
데이빗 듀코브니는 무명 시절에만 이 에로 영화에만 출연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무비 데이터베이스를 보니 2002년도까지 출연했더군. 그 작품에 대단히 애착이 깊은가 봐^^...
추신:
데이빗 듀코브니는 영화배우인 Tea Leoni와 결혼했는데, "딥 임팩트"에서 주인공 여기자로 출연한 배우이다. "나쁜 녀석들"에도 남자 주인공들 다음으로 중요한 배역을 맡았다.
"나쁜 녀석들" 포스터에서 가운데 서 있는 여자가 Tea Le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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