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1일 화요일

[X-Files] About Scully #1

자, 이제 엑스파일의 또 다른 주인공 스컬리 얘기를 해 볼까?

극 중의 본명은 데이나 캐서린 스컬리(Dana Katherine Scully). 즉흥적이고 감성적이고 직관에 의존하는 멀더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로, 냉철하고 분석적이고 이지적이고 논리적이다. 근데 이 여자도 심상치가 않다. 치밀한 반면 이랬다 저랬다 진로를 잘도 바꾼다. 대학에서는 주목 받는 물리학도였고, 대학을 졸업하곤 의대에 진학, 의사가 된다. 근데 그걸 또 때려치고 FBI 아카데미에 들어가 수사관이 된다. 거참, 진로 바꾸기는 내 특긴데 이 여자, 나하고 맞먹는다. 나하고 다른 점은 하는 일마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 -_-a;;

이 사진, 어딘지 힐러리 클린턴을 닮았구만.


그녀가 멀더의 파트너가 된 건, 종종 너무 뜨거워지는 멀더의 머리를 식히려는 FBI 고위층의 의도...가 아니라 멀더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녀의 최초의 의무는 스파이, 쁘락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전도양양하던 또 하나의 FBI 요원의 인생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오오, 정녕 엑스파일은 앞길이 구만리 같은 유능한 FBI 요원의 무덤이란 말인가. 이 도미노식 망가짐 현상은 나중에 또 재현된다. 그건 또 나중에 얘기할 거다. 봐서....

수시로 상식을 벗어나 해괴한 논리를 전개하는 멀더에게 제동을 거는 스컬리. 직관적인 탐정과 과학도면서도 어딘지 좀 떨어지는 의사 파트너. 명탐정 홈즈와 왓슨의 구도를 빌려온 모양이다. 그러나 그녀는 어릿광대 같고 어수룩한 왓슨은 결코 아니다(극중에서 멀더는 스컬리를 왓슨이라고 부르며 놀리기도 한다).

멀더는 뭔가 좀 이상한 것만 보면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떠벌이는데, 그런 점에서 그는 불가지론자다. 그러면서도 진실이 저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 쫓기는 하지만 말이다. 스컬리는 과학적인 이론으로 먼저 설명하려들고 비록 과학적인 설명으로 부족하다고 해도 그것도 초자연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아직 설명은 하지 못했으되, 언젠가는 설명할 수 있다는, 전형적인 합리주의자이다.

어쨌든 스컬리는 첫회부터 그녀가 알고 있는 자연과학적인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사실들을 목격한다. 그리하여 진실을 찾는 멀더의 지난한 여정의 동반자가 되고 만다. 인생 조졌다는 얘기다. 당연히 그녀를 엑스파일에 배당했던 고위층들로부터 미움을 산다. 아, 감시하랬지 언제 동지가 되랬냐고오.

이 여자 진로를 바꿀 때마다 능력을 발휘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잘 나갈 수 있는, 잘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는 놀라운 재주가 있다. 의사로 그냥 살았으면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FBI에서도 고위층 비위 조금만 맞춰줬다면 우수한 FBI 병리학자이자 수사관이자 FBI 아카데미 교관으로 살 수 있었지 않겠냐고오. 내 딸내미나 여동생이었으면 죽었어, 내 손에.

댓글 1개:

  1. 이숙월... 스컬리의 한국이름입니다. 숙월이 수궐이 스궈리 스컬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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